[그리스]산토리니 120728 - 이아(Oia) 마을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운 좋게도 숙소 주인을 마주친 덕분에 숙소까지 아주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숙소 역시 마음에 들었다.


Anemomilos Villa. 3인실 성수기 요금이 1인당 1박 25유로. 이번 여행 중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숙소답게 제값을 한다. 깨끗하고 쾌적하다.

 

숙소 바로 앞의 골목길. 하얀 건물들 사이로 태양이 아주 강하게 내리쬔다. 익어버리는 줄 알았다.


짐을 풀자마자 점심을 해결하러 나섰다. 우연히 들어간 기로스 집. 내 입맛엔 저 오이로 만든 짜찌키(Tzatziki)가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오이와 사워크림의 조화가 기름지면서도 개운한, 뭔가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맛이다. 듬뿍듬뿍 발라서 폭풍 흡입.


나름 산토리니의 번화가라는 동네이다. 내 눈에는 시골 느낌.

점심 식사 후, 이아 마을로 향하기로 했다. 손예진이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자전거를 타며 샤랄라~하는 장면 하나로 우리의 머릿속에 '산토리니=포카리스웨트'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 바로 그 마을.

 


모든 것이 블루 앤 화이트. 이렇게막힌 색조화란.
이아 마을 초입에서 보는 섬의 모습은 이렇다. 하얀 건물, 파란 지붕이 산토리니의 전부는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시원한 느낌의 마을 주변은 저렇게 거무튀튀한 화산섬 지반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조금 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니 상상했던 산토리니의 풍경이 나온다. 광고에서 보던, 포카리스웨트를 굳이 마시지 않아도 청량감을 주는 바로 그 풍경.

산토리니는 분명 관광객으로 북적거린다. 하지만 내가 특이하다고 느낀 건, 그 와중에 별로 사람들한테 방해받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용히 마을의 풍경을 감상하는 데에 걸리는 것이 없었다.


짙은 청색의 에게 해와 이아 마을의 어우러짐이 뜨거운 태양 아래의 더위도 잊게 만든다 체코와 크로아티아의 빨간 지붕. 스페인 남부의 하얀 건물. 그리스 섬들의 블루 앤 화이트. 가끔은 모든 걸 미리 알고 철저히 계획해서 마을을 꾸민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시각적인 완벽함을 보여준.

 

 
이아 마을의 또 다른 관광 명소, 아틀란티스 서점. 산토리니에 여행왔던 두 영국인 청년이 이아마을에 오픈했다는 서점이다. 지중해의 푸른 바다 옆에 누워 책을 보는 느낌. 참 행복할 것 같다.
Greece!

 

 

당나귀... 산토리니의 명물이지만, 저 당나귀로 인해 산토리니에 대한 환상을 조금 벗을 수 있었다. 사진으로만 보는 산토리니는 참 맑은 느낌으로 은은한 바다향이 날 것 같지만, 막상 가 보면 저들의 배설물 냄새가 진동할 뿐...;


그렇다고 하지만, 여전히 참 예쁜 곳이다. 예쁜 수채화 한 편을 보는 느낌.

 


블루 앤 화이트 컨셉의 산토리니, 그 중심에 있는 이아 마을에 진분홍색 꽃나무가 있다. 완전 튀는 색인데도 의외로 주변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슬슬 일몰을 볼 준비를 한다. 해지기 한참 전이지만, 일몰로도 워낙 유명한 동네라 일찍부터 좋은 자리를 맡아놓지 않으면 일몰을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다.


슬슬 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하늘도 붉게 물들고, 하얀 빛의 건물들도 붉게 물들었다. 이렇게 보니 중동의 어느 마을 같기도 하다. 팔색조같은 매력을 지닌 마을이다.

 


해가 거의 떨어질 무렵이 되니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수평선 위로 붉은 빛 띠만 남을 때쯤, 캄캄해진 이아 마을에는 이제 창 밖으로 은은한 불빛들이 흘러 나온다.

 TV로만, 사진으로만 보던 산토리니에 온 것만으로도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았는데,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었으니 덤으로 뭔가 더 받은 기분이다. 남은 이틀이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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