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프라하 140114 - 다 같이 돌자, 프라하 한 바퀴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여행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가자 마자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레스토랑에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예약 시간을 따로 잡게 되었고, 그 결과 예약 시간까지 한 시간 정도가 남게 되었다. 시간을 버리기 아까워 잠시 구시가 광장에 들어갔다 오기로 했다.

 


더 이상 소개하기에도 손가락 아픈, 카를 교와 프라하 성.


프라하에 가 보면 알겠지만, 골목길이 정말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곳이 프라하. 지도를 잘 본다고 해도 프라하에서는 한 번쯤은 길을 헷갈리거나 잃기 마련이다. 나도 구시가 광장 찾아가기가 참 어려웠다.


살짝 돌아왔지만 어쨌든 구시가 광장에 도착했다. 여름의 화창한 모습과는 대조적인 겨울의 회색 프라하였지만, 반가운 건 매한가지.


첫번째 체코 여행 때에도 구시가 광장에 왔지만, 굉장히 지쳐있었던 탓에 많은 것을 보지는 못했던 게 몹시 아쉬웠었다. 이번에는 지난 번에 왔을 때 못 본 것들을 위주로 볼 요량으로 구시가 광장을 둘러보니, 정작 남들 많이 올라간다던 시청사의 시계탑 전망대에 올라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길로 시계탑에 들어갔다.


학생 할인으로 50코룬에 입장권 구입.


매표소와 시계탑 입구가 다르다는 걸 알아둬야 한다. 매표소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주홍색 건물의 문으로 들어간다.


쭉 들어가면 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직행.


4층에 도착하면 왼편으로 계단이 나오고, 그 계단을 조금 오르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계탑에 오를 수 있는 계단과 엘리베이터가 보인다.


높지... 계단 많지... 그냥 엘리베이터 탈 수 있을 때 엘리베이터 타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나마 이건 양반인 게 프라하 성 시계탑은 구시가 시계탑보다 훨씬 높은 주제에 엘리베이터 자체가 없다 ;;;

 


낑낑거리면서 올라가 보니, 그래도 힘들게 올라간 걸 보상받는 기분. 비록 하얀 프라하를 기대하고 체코에 간 거라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런 붉은 지붕의 오리지널 프라하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날씨가 흐리니 사진도 우중충하게 나온 건 함정...ㅠ

 


얀 후스의 동상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느낌도 새로웠다. 밑에서 보면 큼직하고 웅장해보이던 동상이 위에서 보니 귀엽기까지 하다.


성 미쿨라쉬 대성당, 그리고 그 주변의 화려한 건물들...


내려갈 때는 엘리베이터로.


구시청사 시계탑 올라가기, 미션 클리어.

 

잠시 구시가 광장을 돌아보았다.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시간이 여전히 40분의 여유가 있었다. 요제포브에 가고 싶었지만, 40분 안에 구경을 마칠 자신이 없어서 그냥 화약탑 쪽으로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기로 했다. 걸으면서 거리의 건물들을 자세히 보니, 전에는 미처 신경쓰지 못한 섬세한 조각들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랐다.

 


출발한 지 5분도 안 돼서 화약탑 도착. 생각해 보면 프라하 구시가가 작긴 작다. 일부러 여기저기 기념품 가게도 기웃거려보고 그랬는데도 뭘 사려고 들어간 게 아니다보니 또 5분만에 끝... 그래서 아예 카를 교에 가 있기로 했다. 레스토랑 근처이기도 했지만, 그곳이라면 몇 시간이든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나 예상대로 20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더라.

 

 식사를 마친 후, 예전 프라하 여행 때 들어가보지 못한 요제포브(유대인 지구)로 향했다.

유럽 대부분의 큰 도시에는 유대인들이 거주하는 구역이 따로 있었는데, 프라하의 요제포브도 그 중 하나였다. 특히, 프라하는 상업 도시로 유명했던 만큼 뛰어난 상술을 지닌 유대인들에게 최적인 도시였고,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유럽에서 유대인 수가 가장 많았던 도시가 프라하였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요제포브가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나치 때문이었다고. 유대인에 대해 인종 대청소를 실시했던 나치는 유대인이 사라진 이후를 위해 유대인에 관한 박물관을 프라하에 조성하려던 계획을 세웠는데, 이 계획 덕분에 오늘날 프라하에는 수많은 유대인 관련 유적들이 파괴되지 않은 채 남을 수 있었고, 게다가 유럽 각지에서 끌어다놓은 온갖 유대인 관련 유물들까지 더해져 프라하에 유대인에 대한 자료가 넘쳐나게 된 것이다.


2012년 여름, 마감 시간이 지나서 도착하는 바람에 아무 것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구신 시나고그'. 유대인들의 회당을 가리키는 '시나고그(Synagogue)' 중에서도 특히 이 구신 시나고그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시나고그이고, 약 7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프라하 유대인 사회의 중심이 되는 시나고그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세계 3대 시나고그 중 한 곳이기도 해서 유대인들에게는 성지로 통하는 등 그 가치가 굉장히 높다고 한다.

 

학생할인으로 140코룬(약 7,000원)에 입장권을 구입. 일반 성인 요금은 200코룬(약 10,000원).

유대인 지구 여행의 시작점인 구신 시나고그. 내부 촬영은 금지되어 있다.

 

 유대인 남자들이 둥글고 납작한 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 걸 보신 분들도 많이 있을 듯하다. 사진의 모자가 바로 그 모자이고, 이름은 '키파(Kippah)'. 구신 시나고그에 들어가면 남자한테는 이 키파를 하나씩 나누어 주는데, 회당에 들어가려면 꼭 키파를 써야 한다고 입구에 계신 할머니께서 이야기해 주셨다. 그래서 키파를 쓰고 회당에 들어갔더니, 회당에서 기도하던 사람들이 보고 재밌다는 듯이 씩 웃어주었다. 머쓱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회당 내부는 교회나 성당과는 또다른 분위기였다. 어느 조용한 성을 다스리는 왕이 업무를 보고 있을 것만 같은 신성한 아우라가 느껴졌고, 예상보다 내부가 화려해서 놀랐다. 개인적으로 모스크에 들어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회당 앞쪽 제단에 걸려 있던 화려하게 수놓은 히브리 문자와 다윗의 별이 그려진 태피스트리, 벽을 빙 둘러싼 나무 의자와 그 위에 앉아 기도하던 유대교 신자분들, 회당 한가운데에 위치한, 울타리(?)로 둘러쌓인 신비감을 주는 독립 공간까지, 왠지 접근하기 힘든 느낌이 들었다.

 

 구신 시나고그 구경을 마치고 다른 시나고그에도 들어가볼까 했지만 입장료가 아까웠다. 구신 시나고그에 들어갔을 때, 분명 좋은 곳이었지만 학생할인 받아 들어간 140코룬도 살짝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작은 시나고그를 돈 더 내면서까지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으므로, 시나고그는 구신 시나고그 한 곳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가볍게 요제포브 이곳저곳을 둘러본 후, 다시 카를 교를 거쳐 숙소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언제나 블타바 강변에 가면 보이던 백조들.

이렇게 해서 집 앞 공원 산책하듯 프라하 구시가를 가볍게 한 바퀴 돌아보았다. 이렇게 다니는데 2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정도라니, 정말 그다지 크지 않은 구시가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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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내멋대로~ 2014.02.28 08: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시계탑에 못올라 갔답니다. -_-

    첫 날 저녁에 개방하던데..
    눈이 너무와서 다음에 다시 와야지 했다가..
    프라하를 떠나는 마지막날 가니 close 더군요...
    구시가 앞 대성당도 월요일은 close

    • 준팍 2014.02.28 19:11 신고 수정/삭제

      헉...아쉬우셨겠어요ㅠㅠ
      기껏찾아갔는데문을닫았을때의그기분은...ㅠ

  • S매니저 2014.03.01 10:1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정말 너무 아름다운 곳이군요~
    저도 가보고 싶어요.ㅠ

    • 준팍 2014.03.01 23:35 신고 수정/삭제

      저에겐최고의여행지가아닐까싶어요.
      같은장소를매일봐도질리지않는곳이었거든요.
      꼭한번가보시라고권해드리고싶네요ㅎ

  • 좀좀이 2014.03.02 15:2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프라하 갔을 때 제가 걸었던 거리들도 보이네요. 위에서 내려다보는 프라하의 모습 매우 재미있었는데요 ㅎㅎ
    날씨 탓인가요? 거리가 매우 한산해보여요. 제가 갔을 때에는 거리에 사람들이 빽빽했거든요^^;

    • 준팍 2014.03.02 22:22 신고 수정/삭제

      여름에는발디딜틈없이사람이많았는데,겨울에가니사람이여름만큼많지않았어요ㅎㅎ오히려더편하게여기저기구경하기에는좋았죠ㅋ

  • liontamer 2015.05.25 02: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프라하 사진 보니 예전에 잠시 지내던 생각도 나고 그립네요. 남겨주신 글의 링크 타고 왔습니다 :)

    • 준팍 2015.05.25 02:24 신고 수정/삭제

      프라하에 지내셨군요! 저런 아름다운 도시에서 오래 머무를 기회가 생긴다면 참 좋을텐데 실제로 사셨다니 부러워요. 블로그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