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스톡홀름 150102 - 본고장의 이케아(IKEA)를 가다

 스웨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케아(IKEA)'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가구업체이며, 가구 뿐만 아니라 온갖 종류의 생활용품부터 식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물건들을 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더구나 이케아에서 파는 그 가구라는 물건에 뛰어난 디자인으로 명성이 자자한 '북유럽 가구'라는 프리미엄까지 붙었으니, 이케아가 한국에 정식으로 들어오기 전부터 이케아 제품을 구매대행을 통해 이용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몇 번 들은 적 있다. (항간에는 질이 조금 떨어진다고도 하나 개인적으로 이케아 가구를 이용해 본 적이 없으므로 여기에 대해서는 판단 불가.)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광명에 한국 최초 이케아 매장이 오픈하기 이전부터 이케아를 놓고 굉장히 잡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호갱 논란부터 탈세 논란까지, 첫 매장 오픈을 앞둔 상황에서 하루도 바람 잘 날 없었던 이케아였지만, 결국 지금은 문제없이 잘 돌아가고 있는 듯.

 한국에서는 집에서 너무 멀어 굳이 찾아가려고 하지도 않았지만, 이케아의 본고장인 스웨덴까지 왔는데 한 번쯤 방문해 주는 것이 예의 아니겠는가. 감라스탄 구경을 마치고 오후 시간을 활용해 스웨덴에서도 가장 크다는 스톡홀름 근교의 한 이케아 매장에 다녀왔다.

 


 스톡홀름 중심가에서 이케아 매장까지 무료 셔틀을 운행하고 있다. 타는 곳은 스톡홀름 중앙역 정문 건너편.

 


 중앙역에서 길을 건너 바닷가 쪽으로 조금만 걸어 내려오면 위와 같이 이케아 마크가 그려진 버스 정류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셔틀 버스 운행 시간을 첨부한다. 이케아행 셔틀버스는 스웨덴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에만 운행하며, 왼쪽의 큰 시간표가 이케아행, 오른쪽의 작은 시간표가 스톡홀름행 버스 시간표다. 거의 매시간 운행하기 때문에 시간만 잘 맞춰 오면 별 불편함은 없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은 것은 함정. 여기 사람들도 이런 상황에서는 장사 없다. 어떻게든 자리에 앉아서 가려고 버스 앞문이든 뒷문이든 올라타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진 찍느라 분명 서서 가게 될 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운좋게 자리가 났다.

 


중앙역 건너편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갔더니 아주 거대한 이케아 매장이 눈앞에 나타났다. 여기가 말로만 듣던 이케아구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3층으로 곧장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였다. 3층에서부터 내려오면서 쇼핑하는 건가 보다. 곧장 올라가 보았다.

 


말그대로 온갖 것들을 팔고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 여기에도 어김없이 동해 싸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동해를 알려야 한다는 건 나 역시 같은 입장이지만 굳이 남의 나라 매장에 붙어 있는 판매용 지도에까지 이렇게 낙서를 할 필요가 있을까? 이런 식으로 동해를 처음 접한 스웨덴 사람들이 과연 그 이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심으로 동해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라면 이런 왜곡된 애국심은 버리고 조금 더 이성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케아에 온 목적은 결코 쇼핑만은 아니다. 쇼핑은 사실 부수적인 목적에 불과하고, 난 이곳에 저녁을 먹으러 왔다.
스웨덴 물가는 알려진 대로 좀 많이 비싸다. 특히 외식할 때 절실히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호스텔에서 해먹자니 체류 기간이 3일밖에 되지 않아 애매해서 어쩔 수 없이 사먹어야 하는데, 저렴하게 해결하려면 고작 샌드위치나 마트에서 파는 빵 정도밖에 없다. 스웨덴까지 왔으니 스웨덴 대표 요리인 미트볼 정도는 먹고 가 줘야 할 것 같은데, 이걸 레스토랑에서 먹자니 도저히 엄두가 안 났다. 그 차선책이 이케아 푸드코트였다. 미트볼 12개에 49크로나, 우리 돈으로 7,000원 정도 된다(2015년 1원 기준). 이 정도면 가성비가 아주 훌륭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양도 많으니 스웨덴 여행 중 한 끼 정도는 이케아에서 해결하는 것도 괜찮은 생존 전략인 듯. 참고로 광명 이케아에도 스웨덴 이케아와 똑같은 미트볼을 판다고 한다.

 높은 가성비 때문인지 이케아 푸드코트에는 웬만한 유명 레스토랑 못지 않게 사람이 많았다. 이런 가격에 음식을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스웨덴 내에 존재하는 걸 보면, 여기 사람들도 자기네 나라 물가가 비싸다는 것쯤은 인지하고 있지 않을까.


 이케아 푸드코트 이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줄을 서서 필요한 식기부터 챙긴다.


그러고 나서 조리되어 있는 음식을 먹을 만큼 그릇에 담는다.


마지막으로, 계산대로 가서 집어든 음식의 종류와 개수에 따른 돈을 지불한다.

 


이케아에서 먹은 저녁식사. 스웨덴에서 먹은 중 가장 풍족했던 식사였다.

 

미트볼 12개 + 매쉬드 포테이토 49크로나(약 7,000원),

링곤베리 주스 한 팩 8크로나 (약 1,100원),

치즈케이크 한 조각 25크로나 (약 3,500원),

초콜릿 무스 한 컵 5크로나 (약 700원),

정체를 알 수 없는 녹색 디저트 한 개 5크로나 (약 700원)

 

총 92크로나 (13,000원),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하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음식, 미트볼이다. 스웨덴에서는 '셰트불라(köttbullar)'라고 부르는데, 크림소스와 함께 특이하게 링곤베리 잼을 곁들여서 먹는다. 잼과 같이 먹는 미트볼은 낯설었는데, 의외의 맛에 깜짝 놀랐다. 고기와 크림소스가 줄 수 있는 느끼함을 새콤달콤한 링곤베리 잼으로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치즈케이크, 초코무스도 맛있었다. 하지만 가운데에 보이초콜릿 코팅된 녹색 디저트는 아직까지 정체를 알 수 없다. 맛도 기억에 없는 걸 보니 썩 즐기지는 않았던 것 같다.

 

간만에 포식을 하고 본격적으로 이케아 내부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매장이 워낙 크다 보니 구석구석 다 돌아보지도 못할 정도였다.


 의자의 강도를 알 수 있게 매장에 요런 기계를 설치해 놓았다. 제품에 대해 신뢰감을 줄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저런 테이블이 조금 전에 먹었던 미트볼보다 싸다;;

 


 하나씩 떼어 놓고 보면 귀여운 쥐 인형인데, 요래 놓으니 좀 섬뜩하다;;

 


인종별 인형. 이케아 인형은 만져 보니 솔직히 품질이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았다. 금방 찢어질 것처럼 천이 파스락거린다.

 


 민들레씨를 모티브로 한 조명이 인상적이다. 이 조명이 좀 인기가 있는 것 같다. 스톡홀름 시내에서만 몇 개는 본 듯.

 


주방용품도 아주 다양했다. 평소에 요리에 조금 관심이 있는 편인데 지름신 막아내느라 혼났다.

 

이번 이케아에서의 절제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사고 싶은 게 너무도 많았지만, 사과썰개 한 개, 커피 거품기, 차 우리는 컵 한 개를 사는 데 그쳤고, 대략 8,000원 정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사 먹은 음료, '율무스트(Julmust)'이다. 처음에 푸드코트에서 보고 뒤에 서 있는 아저씨한테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크리스마스 콜라'란다. 뭔가 싶어 사먹어 보았더니 맥콜 같기도 하고 아무튼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나중에 핀란드 가는 길에 만난 스웨덴 아저씨에게 율무스트에 대해 다시 자세히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율무스트(Julmust)'란 맥아와 홉으로 만드는 스웨덴 전통 음료라고 한다. 'Jul(크리스마스) + Must(액체)'의 합성어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한정적으로 생산되고, 부활절 기간 동안에도 '파스크무스트(Paskmust)'로 이름만 바뀌어 판매된다고 한다. 스웨덴에서 얼마나 인기가 높은 코카콜라도 크리스마스 시즌만큼은 율무스트에 밀리는 실정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스웨덴에 방문한다면 흔하게 구할 수 있으니 맛보시기 바란다.

 


 이렇게 스웨덴에서의 이케아 쇼핑이 끝났다. 아직 광명 이케아를 가보지 않아 제대로 비교는 어렵지만, 본고장 스웨덴의 이케아를 다녀온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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