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스톡홀름 150103 - 스웨덴판 민속촌, 스칸센(Skansen) (I)

 스톡홀름에서의 셋째 날이다. '유르고덴'에 가기로 했다.

 '유르고덴(Djurgården)'은 스톡홀름의 14개의 섬 중 하나이다. 유르고덴은 스웨덴어로 '동물의 정원'이라는 뜻인데, 17세기 후반에 스웨덴 왕실의 사냥터로 쓰인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현재는 스톡홀름의 유명한 여러 박물관들이 밀집해 있는 박물관의 섬이 되었고, 일 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박물관만 몇 군데인데다가 세계 최초, 최대의 야외 박물관이라는 '스칸센(Skansen)'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입장 시간을 고려해서 어떤 곳을 먼저 갈 것인지 전략을 잘 짜야 한다. 나의 경우, 우선 가장 넓어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으면서 동시에 가장 일찍 영업이 끝나는 스칸센부터 돌아본 뒤에 바사호 박물관, 북방 민족 박물관을 다녀오기로 했다.

 계획대로 스칸센, 바사호 박물관, 북방 민족 박물관만 다녀와도 빠듯할 것 같아 스칸센 운영 시간에 맞추어 일찍 출발했다. 감라 스탄에서 유르고덴으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편리한 건 페리이다. 감라 스탄 동남쪽에 위치한 슬루센(Slussen)에서 유르고덴으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다. 여기에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유르고덴에 도착한다. 겨울에는 운행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지만 잘 운행하고 있었다. 만약 바다가 얼어 페리가 운행하지 않는다면  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물론 그 때는 환승을 하는 수고를 해야겠지만.

 


 비도 오고 흐렸던 전날과 달리 아침부터 환상적인 날씨였다. 슬루센까지는 걸어서 약 10분. 운동삼아 천천히 걸어가기에 적당하다.

 



유르고덴행 선착장이 보인다. 페리는 동절기 시간표상으로 15~25분에 한 대씩 운행하고 있었다. 이 페리 역시 스톡홀름 카드 소지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스톡홀름 카드가 없다면 지하철이나 트램 1회권 '쿠퐁(Kupong)'으로 탑승 가능하.

 


유르고덴행 페리 내부. 시내버스처럼 손잡이가 천장에 달려 있다.

 


 바깥으로 나와 풍경을 감상했다. 사진에서만 보던 예쁜 북유럽의 도시가 눈앞에 펼쳐지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주 추울 거라고 예상했던 스웨덴의 겨울은 생각보다 따뜻해서 싱겁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제 유르고덴에 거의 다다랐다. 멀리 거대한 바사호 박물관도 보인다. 400년 전 스톡홀름 앞바다에 침몰했던 거대한 선박을 그대로 인양해서 전시해 놓은 박물관. 저기도 꼭 가볼 생각이다.


유르고덴 선착장 도착. 곧장 오늘의 첫번째 목적지인 '스칸센(Skansen)'으로 향했다.


 유르고덴 선착장을 빠져 나오면 가장 먼저 스톡홀름의 대표적 유원지, '티볼리 그뢰나 룬트(Tivoli gröna lund)'가 보인다. 많은 북유럽의 놀이공원 및 관광지들이 그렇듯 겨울에는 영업하지 않는다.


스칸센으로 걸어가는 길에 보이던 아바(ABBA) 박물관. 스웨덴을 대표해 한 시대를 풍미한 세계적인 팝 그룹, '아바(ABBA)'에 대한 자료들을 모아 놓은 박물관이다. 하지만 스톡홀름 카드가 적용이 안 된다는 치명적인 단점과 더불어 입장료를 120크로나(약 17,000원)씩이나 주면서 이 박물관을 방문하고 싶을 만큼 아바의 음악에 관심이 많은 편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건너뛰기로 했다.

 


스칸센 앞에 위치한 자연사 박물관. 하지만 스칸센, 바사호 박물관, 북방 민족 박물관만 봐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다음 기회에...

 


입구같이 생겼지만 입구가 아니다. 덕분에 좀 헤맸다.

 


스칸센 도착.

 위에서 한 번 이야기했지만, '스칸센'은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대의 야외 박물관이라고 한다. 스웨덴 각 지역의 전통 가옥과 스웨덴 사람들의 전통적인 생활 모습, 그리고 야외 동물원까지 갖추고 있어 규모가 상당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민속촌 정도에 비유할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스웨덴의 전통 문화에 대해 접할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어떤 느낌일까 몹시 궁금했다.

 

 스칸센 안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매일 다르다. 다양한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주어 사람들이 스칸센을 다시 찾게끔 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스칸센이 꽤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는 탓에 스칸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한다. 에스컬레이터가 많이 길다.

 


개장 시간에 맞추어 들어가서 사람도 별로 없고, 아직 준비중인 곳이 많았다. 게다가 높은 언덕 위라서 평지와 달리 바람이 많이 불어 별 도리 없이 오들오들 떨어야만 했다.

 


하나의 마을같이 여러 상점들과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몇 군데는 직접 들어가볼 수도 있다.

 


그 중 한 곳을 골라 들어가 보았다. 마치 사람이 실제로 살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오우, 전통의상을 입은 아주머니가 집을 지키고 계셨다. 이런저런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도 잘 해 주시고 사진 촬영에도 흔쾌히 응해주신다.

 


 아주머니의 설명에 따르면 이 주택은 150년 전 스웨덴 가정의 크리스마스 만찬 준비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하지만 정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세팅되어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리얼리티가 장난 아닌 스칸센...;;

 


 


 구경 온 사람도 조금 먹어 보고 싶을 정도인데, 이런 음식들을 앞에 놓고 매일 몇 시간씩 안내하는 아저씨, 아주머니들도 참 힘드시겠다 싶었다.

 


 쌀 등의 곡식과 커피콩을 파는 상점이다. 스웨덴에서도 예전부터 쌀을 소비했었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거리에는 관광객 이외에도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코스프레하듯 돌아다니고 있어 실제감을 더해 주었다.

 


 베이커리에서는 실제로 빵을 구워서 팔고 있었다. 아침을 먹지 않아 배고팠던 참에 충동적으로 시나몬롤 하나를 사먹었다. 개당 16크로나로 일반 마트에서 사먹는 것에 비해서 약간 비싼 감은 있지만, 갓 구운 따끈한 시나몬롤은 역시 훌륭했다.

 


일반 스웨덴 가정의 겨울나기 모습을 재현했다. 젊은 아주머니 한 분이 열심히 뜨개질을 하고 있다. 카메라를 든 사람들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포즈까지 취해 주는 센스!

 


 스웨덴의 전통적인 카페이다. 실제 카페로도 이용되고 있다.


 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 당장이라도 한 조각 집어오고 싶은 무지막지한 비주얼.


 인쇄소도 잘 재현되어 있다. 과거를 고증할 수 있는 문헌이나 자료가 많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도 가능한 것 아닐까.

 


 


 금속 활자가 하나하나 박혀있는 것을 보면 인쇄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저 좁쌀만한 활자 수천 개 매일매일 판에 하나씩 알맞게 끼워넣어야 한다니...

 


유리 공방에서도 실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계속 강조했지만, 스칸센의 가장 큰 강점은 '실사감'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옛 건물을 지어놓고 안내판을 설치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사람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세팅되어 있는 음식부터 거리를 돌아다니며 전통 의상을 입으며 고유 방식으로 관광객에게 인사하는 직원들, 실제로 공방에서 다양한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으로도 스칸센이 얼마나 리얼리티에 충실하게 꾸며져 있는 알 수 있다. 스웨덴의 역사에 별로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벌써 많이 돌아본 것 같지만, 아직 스칸센의 절반도 채 구경하지 못했.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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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이 게시글의 이미지가 6월 1일자 티스토리 앱 카테고리 배경이미지로 소개되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과 사진으로 활동해주셔서 감사합니다.